2013년 10월 9일 수요일

셜록 홈즈 전집


추리소설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셜록 홈즈.
일반인들에게는 명탐정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홈즈지만, 실제로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그의 모습은 온갖 기기묘묘한 추리력을 자랑하는 요즘 나오는 명탐정 캐릭터들에 비하면 별로 특출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건 홈즈가 중요시하는 것이 추리만이 아니라 '과학적 수사'이기 때문입니다. 홈즈는 사건이 일어나면 먼저 직접 현장에 나가 증거를 모으고, 사람들을 탐문하고 단서를 수집합니다. 그 다음에 단서를 토대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지요. 지금은 당연해 보이는 수사방법이지만, 홈즈 이전에는 이런 캐릭터가 없었다고 하니 그 선구자적인 모습과 고전으로서의 의의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셜록 홈즈가 처음 나온지도 백년이 넘었고, 그때 당시에는 홈즈의 전매특허였던 과학수사는 이제 경찰들의 기본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현대 시점에서 보면 셜록 홈즈의 수사방법은 위법적인 구석이 많아 보입니다. 그때는 개인정보를 지금보다는 덜 중요시여긴 걸까요?
현대에서 이런 수사방법을 합법적으로 쓸만한 곳은 역시 경찰 뿐일 것 같습니다. 셜록 홈즈의 진정한 후계자는 CSI일지도요.

경찰의 수사방법이 발전하면서 이제 탐정 캐릭터가 독자적으로 내세울 것은 추리력 정도밖에 없게 되었고, 그에 따라 소위 '안락의자 탐정'이란 유형의 캐릭터가 등장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중에서 홈즈의 형이 이런 유형으로 나오는데, 홈즈 자신은 그다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난 형의 관찰력과 추리력이 나보다 낫다고 말했지. 만약 탐정의 일이라는 게 안락의자에 앉아 머리를 굴리는 게 전부라면, 형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사관이 되었을걸세." - 셜록 홈즈의 회상록, 그리스 어 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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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시리즈에는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작품은 없습니다. 클로즈드 서클도 없구요.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았거나, 알고보니 살인이 아니라 사고였던 작품도 있습니다. 반 다인이나 녹스는 혹평할지도 모르겠군요ㅋㅋㅋ

추리소설 매니아는 다르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란 얼굴' 같은 경우에는 살인사건도 없고 홈즈의 추리도 빗나가는 드문 작품이지만, 따뜻한 이야기라서 좋아하구요.

또한 셜록 홈즈는 추리만이 아니라 그 당시 영국의 모습이 담겨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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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 시리즈를 전집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다보니 딱히 셜로키언이 아니라도 설정오류가 눈에 밟힙니다만, 그와 동시에 설정오류 같은건 실은 작품의 재미와는 별로 상관없다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그 작품이 재미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거지요.
오히려 팬들은 이런 오류를 가지고 2차창작이나 고찰서를 수없이 쓰고 있다는 점에서, 홈즈나 성경은 비슷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주석 달린 셜록 홈즈를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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