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7일 토요일
타임 트래블러즈(PS VITA)
일단 좋았던 얘기부터 해볼까.
1. 뛰어난 게임 연출.
전작인 '428 〜封鎖された渋谷で〜'도 당시에 플레이할 때는 비주얼 노벨로서 최상급의 연출이라고 느꼈는데, 후속작인 본 작품은 적어도 내가 플레이한 2013년 현재까지의 작품들 중에서는 따라오는 작품이 없을 정도이다.
2. 정교하게 구성된 시나리오.
이 작품은 제목처럼 '시간여행'을 중요소재로 삼았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설키며 결말을 향해가는 구조이며, 복선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눈치가 좋거나 재플레이하는 사람이라면 '아, 이 씬이 뒤의 그 씬에서 그렇게 나오는구나' 하며 감탄할 수 있다. 한번 클리어한 뒤에 나오는 '뒷이야기 tips'는 본편에서 미처 밝혀지지 않은 설정들을 알려주며 스토리의 전모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과거에 나왔던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들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면, 곳곳에 기존 시간여행물들에 대한 오마쥬가 숨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쁜 점
1. 해결편이 싸다 말았음.
슈타인즈 게이트로 비유하면 크리스 엔딩을 본 뒤에 에필로그로 경계면상 챕터가 다이제스트로 나오는 꼴이고, 제트코스터로 비유하면 끝까지 올라가서 이제는 가속도가 붙으면서 신나게 떨어지는 일만 남았는데 최고점에서 궤도가 끊겨서 자유낙하하는 꼴. 어쨌든 내려오긴 내려왔는데 소화불량.
뒷이야기 tips를 보면 시나리오의 구조를 거의 다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역시 설정집을 갖다박는 것보다 해결편을 좀더 충실하게 묘사하는게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끝이 좋으면 대부분 좋게 봐주는 취향이라서, 이 게임은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주기 힘들다.
2. 엔딩 이후에 나오는 TT폰 모드.
이건 알토4... 가 아니라 셰르노사쥬... 랄까 러브플러스같은 시스템인데, 실시간으로 본체 시간에 맞춰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게 psp나 3ds판이었다면 별 문제가 아닐 텐데, vita판은 트로피가 걸려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국 타임 트래블러즈는 본체시간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려야 플래티넘을 딸 수 있다.
그냥 시간을 휙휙 돌려도 안되는 것이, 며칠동안 안보면 호감도가 떨어지고 자칫하다가는 게임오버가 되어 리셋되는 수가 있다. 결국 며칠 단위로 시간을 돌려가며 진행해야 한다는... 대단히 귀찮은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좋은 게임인데... 마무리만 잘했다면 명작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작품이다.
2013년 8월 15일 목요일
시스터 서큐버스는 참회하지 않아 1권
국내 라이트노벨 브랜드인 S노벨의 창간작 중 하나. 장르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판타지 세계관의 일상물' 정도 될까.
다 읽고 나니 매우 내 마음에 쏙드는 작품이었다.
난 가톨릭에 대해서 왠지 근거없는 호감(...)이 있는 편인데, 이 작품에서도 그런 긍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반가웠다. 작중에서는 다른 교회나 수도원의 부패나 타락상이 간간히 언급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호의적인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판타지 세계이니만큼 현실의 종교는 아니다. 기독교에서라면 여지없이 악마 취급받을 몬스터들이 멀쩡히 돌아다니고, 드래곤이 교회가 공인한 도시의 수호룡 취급을 받는 걸 보면 기독교가 아니라 기독교 닮은 종교라고 생각해야 할듯.
작품의 중심 소재인 고해(참회)에 대해서도 그런 것이...
고해성사는 카운셀링이 아냐!
고해성사 내용을 다른데서 얘기하지 마!!
주인공이 성직자이고, 또 그 직업에 걸맞는 인품이라는게 인간적으로는 마음에 들면서도, 러브 코미디의 주인공으로서는 어떨까 싶다.
여기서도 성직자는 결혼하지 못하고 순결을 지켜야 하는걸로 나오는데(뭐 서큐버스랑 사랑한 교황 이야기도 나왔지만), 또한 주인공과 히로인이 성격적으로 매우 성실하고 모범적인 성직자상이기 때문에 혹시 결말에서 히로인과 커플이 되서 주인공이 성직을 그만두는 것도, 커플이 됐지만 그대로 신부직을 수행하는 것도 다 마음에 안든다.
그냥 열린 엔딩으로 끝나길 바란다. 뭐 둘 다 정식 신부와 수녀가 되서 포구스 신부의 뒤를 이어 교회를 계속 꾸려나가는게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하고 무난한 엔딩이 아닐까.
2013년 8월 2일 금요일
네 사람의 서명
"나는 이 일을 통해 아내를 얻고 존스는 영예를 얻네. 그런데 자네한테 남은 건 뭐지?"
"나한테 남은 건...... 코카인일세."
실연의 아픔을 마약으로 달래는 홈즈...ㅠㅠ(...)
*
'주홍색 연구'에서 홈즈는 문학이나 철학 등의 지식은 전무하고 배울 생각도 없는 걸로 나오는데 설정상 그 몇 달 후인 '네 사람의 서명'에서는 종종 철학자나 괴테의 명언 등을 인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남친 덕분일까(...)
그런데 그 남친이 딴 여자한테 장가들고......
*
본격 추리소설이라기보다 모험소설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액션물?
탐정과 추리소설 하면 흔히 상상이 가는 밀실트릭 풀기나, 알리바이를 파헤쳐서 진범을 찾는다거나 하는 장면은 안 나온다.
녹스의 10계 첫번째 문항인 "범인은 이야기 전개의 초기 단계에 등장해야 한다."를 그냥 무시하고 있으니까... 아니 이 작품이 더 먼저 나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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