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6일 수요일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 책을 잡게 된 계기는 제목을 보고 추리소설이라고 착각한 거.

......왜 그런 착각을 했지?(...)

추리소설 아니고, 사고를 당해서 사고 이후의 기억은 80분밖에 유지되지 못하는 수학박사 할아버지와, 박사의 가정부로 들어간 주인공과 그녀의 아들 루트의 이야기.

특별한 갈등이 없어서 좀 심심한 느낌도 있다. 그냥 세 사람이 만나서 관계가 깊어지고 우정을 쌓는 이야기. 뭐 박사야 기억이 없으니 매일 새로운 만남이겠지만...

하지만 읽으면서 간이 안된 담백한 느낌이네 생각은 했지만 엔딩이 거기에서 날 줄은 생각도 못했네. 난 적어도 마지막에 박사 죽을 줄 알았어! 주인공이 옛일을 회상하는 형식이고 계속 지금은 없는 박사를 그리워하는 묘사가 나와서 엔딩에서 박사가 행복하게 숨을 거두는 훈훈한 장면으로 끝나는 줄 알았지!!
진부해서 일부러 작가가 그런 씬을 뺐나?
'그렇게 살았습니다'가 아니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같은... 인간극장 같은 느낌이었다.

중요하게 등장하며 세 사람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들어주는 소재가 수학과 야구다.
야구는 한신 타이거즈와. 박사가 사고를 당할 당시 한신의 스타 선수였던 에나쓰 유타카가 언급이 많이 된다. 딴 소리지만 어쩐지 서브컬쳐 작품에서는 한신을 좋아하는 캐릭터가 많은 듯...

수학은, 책을 읽는 도중에는 주인공이 왜 저렇게 박사의 수학얘기를 진지하게 듣고 감명을 받고, 미혼모에 고교중퇴라는 이력을 가지고 현재 가정부 일을 하는 주인공이 스스로 종이와 연필을 갖고 다니며 틈만 나면 계산하는 습관을 들였는지 잘 이해가 안가서 이거 수학소설인가? 싶기도 했다. (비하는 아님)
하지만 치명적인 장해를 가지고도 박사가 (겉으로는) 꿋꿋히 생활을 유지하고, 주인공이 초라한 현실에 짓눌리지 않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주고 있구나. 이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 밑에 수학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영원하고 옳은 진실이 언제나 존재하고 있다는 안심감. 평온함.

그렇다고 해도 주인공이 원래부터 착한 사람인 것도 맞는 것 같다. 아니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다 선량한 사람들이어서.
자극은 없지만 평온하게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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